지난달 신청자 2만명 넘어서… 전연령대서 증가율 가장 높아

20대인 김모씨는 올해 초 인천의 한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수습사원 신분이었지만 회사는 "대부분 정직원으로 전환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수습 기간 마지막 날 회사는 "코로나 사태로 회사가 어렵다.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김씨는 "재취업을 위해 입사 원서를 내고 있지만 공고가 나는 곳이 잘 없다"며 "일단 생활비가 급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29세 이하 청년은 2만500명으로 1년 전보다 3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원치 않게 실직한 뒤 구직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으로, 보통 실업급여로 불린다.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29세 이하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말 그대로 폭증하고 있다. 올해 1월엔 전년 동월 대비 5.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엔 40.7%, 3월엔 31.8%, 4월엔 41.6%로 급증했다. 코로나 사태 중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늘고 있지만 특히 20대의 증가율이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고 있다. 이에 신규 신청자 중 29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1월 14.5%에서 지난달 18.5%로 늘었다.
반면 주로 20대가 주축이 되는 신규 채용 시장은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취업 사이트인 '워크넷'에 등록된 기업의 지난달 구인 규모는 1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3000명이 줄었다. 이에 20대 상당수가 고용 시장에서 쫓겨나거나, 새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른바 '코로나 세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선 코로나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지금 직원을 뽑으면 사실상 정년까지 고용을 책임져야 한다"며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 피해가 젊은 층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발(發) 고용 대란 속에서 20대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이유는 20대의 적지 않은 수가 인턴, 계약직, 아르바이트 등 고용 취약 계층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코로나로 고용 규모를 줄여야 할 처지가 되자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정규직에 비해 이들을 먼저 내보냈다.
문제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시직 위주의 고용 시장에선 계속 내쫓기는데, 정말 제대로 된 채용 시장으로 들어가는 문도 계속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김모(29)씨는 "취업했던 회사의 월급이 너무 적어 작년 말 퇴사한 뒤 재취업을 준비 중인데, 면접이 진행되다가도 코로나로 채용을 연기하겠다고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세 미만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6.3%로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 1970년대생들이 취업난을 겪으며 'IMF 세대'로 불린 것에 빗대 지금의 20대를 '코로나 세대'로 부르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최근 회원 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20~30대의 95.8%는 '취업난을 겪는 2030세대를 코로나 세대로 부르는 것에 동감하냐'는 질문에 '동감한다'고 답했다. 또 '본인을 코로나 세대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90.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1순위는 '취업'(21.6%)으로 조사됐다. '감염·전염'(12.2%) '생활비 마련'(12.1%)의 배 가까운 응답률이었다. 2위는 '실업·실직'(12.9%)이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0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0%에서 -1.2%(1차 충격만 있을 시), -2.5%(2차 충격이 올 경우)로 수정했다.
June 14, 2020 at 11: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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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세대의 눈물… 청년 구직급여신청 38% 폭증 - 뉴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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