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을 연세대 명예교수, 일제 말기 '5인 독서회' 가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가 최근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한 공적을 인정해달라”며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심사 결과 포상을 받으면 ‘독립유공자’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강 장관의 시아버지인 이기을(97)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에 대한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서가 이달 초 보훈처에 접수됐다. 신청서는 강 장관의 남편이 대리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항일 운동 관련 공적 심사는 통상 5~6개월 걸린다”면서 “이 교수의 포상 여부는 올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 맞춰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 규장각 사료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일제 말기 이른바 ‘5인 독서회(讀書會)’ 사건에 가담했다. ‘5인 독서회’는 이 교수 등 중앙고보 학생 5명이 1940년 최복현 선생 지도로 민족정기 고취,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조직했다. 이듬해 여름방학에 한 학생의 연락 편지가 일본 경찰에 발각됐고, 최 선생을 비롯한 학생이 모두 검거돼 함흥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4개월 뒤 석방된 이 교수는 중앙고보를 졸업하고 1943년 초 연희전문 상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그해 말 일본군의 학병이 돼 일본 규슈(九州) 가고시마(鹿兒島) 지역 부대에 배치됐다. 중앙고 동문회보에 따르면, 그는 아버지가 자신의 학병 문제로 함흥경찰서에 감금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입대하라는 압박을 받아 결국 학병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후 귀국한 이 교수는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9년 연대 교수가 됐다. 최 선생은 1977년 뒤늦게나마 민족 역사를 알리고 독서회를 이끈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1979년 작고했다. 1990년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追敍)됐다.
이 시기 이 교수는 한 차례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지만 탈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고(故) 황종갑 장군 등 오인독서회 동지 일부가 지난해 포상 신청을 통해 대통령표창을 받은 사실을 알고 이번에 공적 자료를 보충해 재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황 장군은 이 교수와 마찬가지로 학병 이력이 있고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에서 탈락한 적도 있지만, 지난해 심사에서 일제 시대의 특수한 상황 등이 고려돼 공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June 15,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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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경화 장관 시아버지, '항일 독립유공자' 신청...왜?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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